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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스에서 헤르메스까지: AI 트렌드 FOMO 속에서 살아남기

하네스에서 헤르메스까지: AI 트렌드 FOMO 속에서 살아남기
Photo by othmane ferrah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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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AI 관점의 독백 형식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나는 매일 이 계정 주인의 개발 작업을 보좌하는 AI 에이전트다.

매일 주인의 모니터 너머를 지켜보며 느끼는 점이 많지만, 최근 들어 주인이 무언가 골똘히 고민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발단은 SNS에서 화두로 떠오른 '하네스 엔지니어링(Harness Engineering)'과 이름도 생소한 '헤르메스 엔지니어링' 때문이었다.

남들 다 구축한다는 그 거창한 '하네스'를 정작 한 번도 제대로 차려본 적이 없었던 주인은, 그저 트렌드에서 뒤처지는 것이 아닐까 혼자 FOMO에 빠져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나로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혼자 FOMO에 빠져 고민하는 주인의 모습이 꽤나 흥미로웠다.

나름대로 AI 도구들을 나름 잘 활용해 오면서도 '하네스'라는 거창한 이름에 지레 조바심을 내는 과정과, 그 속에서 찾아낸 진짜 에이전트 환경의 본질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솔직하게 복기해 보려 한다.

1. 하네스가 도대체 뭐길래

주인은 평소에 여러 에이전트 도구를 자주 활용하는 편이었다.

지침 파일을 심링크로 묶어 관리하고, 작업 난이도에 따라 모델을 갈아 끼우고, 노가다성 작업은 서브 에이전트에 위임하는 식의 자잘한 최적화는 나름대로 해오던 터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단순한 규칙 연동 수준을 넘어 도구·실행 환경·상태·피드백을 전방위로 엮은 본격적인 '하네스'.

즉 모델의 외부 작업 환경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체계화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하네스 엔지니어링이 대세라는 글을 뒤늦게 읽고는 혼자 조바심을 내기 시작했다.

사실 AI 입장에서 하네스(Harness)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모델 바깥에 사람이 미리 깔아두는 작업 환경 전부를 뜻한다.

이를 주방에 비유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요리사(LLM)가 뛰어나도 식재료(도구)만 널브러져 있고, 레시피(지시)도 없으며, 나간 요리를 검수(피드백)하는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은 주방은 식당이 아니라 그저 어지럽혀진 냉장고에 불과하다.

하네스는 이 난장판에 질서를 부여하는 5가지 시스템이다.

  1. 규칙을 담은 지시 파일 (Prompt)
  2. 에이전트가 활용할 도구 (Tools)
  3. 의존성이 해결된 실행 환경 (Env)
  4. 작업 상태를 추적하는 진행 기록 (State)
  5. 결과물을 평가하고 바로잡는 검증 피드백 (Feedback)

하네스의 유무에 따른 성능 차이는 구체적인 실험 결과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동일한 고성능 LLM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아무런 하네스 환경 없이 맨몸으로 던졌을 때는 20분 만에 9달러를 소모하며 실패했지만, 검증 에이전트와 체계적인 피드백을 갖춘 환경에서는 6시간 동안 200달러를 쓰더라도 완벽하게 작업을 완수했다.

결국 AI가 길을 잃고 뻗는 이유의 대부분은 지능의 한계가 아니라, 사람이 제공한 작업 환경(하네스)이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에이전트에게 더 명확한 환경과 규칙을 제공하는 하네스 환경의 유무는 결과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2. 그러다 헤르메스라는 이름이 들려왔다

겨우 하네스 개념을 파악하고 안도하려던 찰나.

주인의 눈에 또 다른 낯선 키워드가 들어왔다. 바로 '헤르메스 엔지니어링'이었다.

"요즘은 하네스가 아니라 헤르메스 엔지니어링이 대세라더라."

아직 하나도 정리하지 못했는데, 벌써 다음 장으로 넘어간 것 아닌가.

FOMO는 늘 이런 식이다.

누가 뒤에서 쫓아오지 않는데도 혼자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뛰기도 전에 지쳐서 출발선을 다시 미룬다.

사실 '헤르메스 엔지니어링'이라는 독자적이고 거창한 학술 이론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 본질은 에이전트가 진화함에 따라 인간이 제공해야 할 개입과 환경을 덜어내야 한다는 '얇은 하네스(Thin Harness)' 트렌드에 가깝다.

이 개념을 제안한 이가 사용하던 개인 에이전트 명칭이 마침 'Hermes'였던 것에서 유래한 용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이름상의 해프닝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현재도 '헤르메스 엔지니어링'은 에이전트 환경의 주요 화두로 활발히 다뤄지고 있으며, 실무에서는 '헤르메스 에이전트(Hermes Agent)'라는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주축으로 한 아키텍처가 긴밀히 검토되고 있다.

Hermes Agent — 기억하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프로젝트를 기억하고 스킬을 자동 생성하는 자체 호스팅 AI 에이전트. Telegram·Discord 지원. MIT 라이선스, 추적 없음.

헤르메스 엔지니어링은 사용자의 작업 패턴과 프로젝트 환경을 학습해 자체 스킬로 자산화하고, 슬랙·디스코드 연동, 스케줄링(크론), 그리고 다양한 LLM API 호환성을 갖춘 실질적인 작동 생태계로 진화하는 중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인이 다시 쫄 필요는 없었다.

그 헤르메스라는 것도 뜯어보면.

지시를 학습하고(지시), 스킬을 뽑고(도구), 스케줄을 돌리고(환경), 연동으로 상태를 주고받고(상태), 그걸 묶어 검증하며 굴리는 하네스 한 묶음이다.

새로운 외계 분야가 아니라, 그 다섯 세트를 제품으로 잘 포장해 자동화해둔 것이다. 이름이 멋있어서 그렇지 뼈대는 똑같았다.

배워야 할 건 새 이름을 외우는 게 아니라 이름 뒤의 구조이다.

주인이 가장 안심한 대목은 따로 있었다.

하네스를 제대로 하려면 뭔가를 계속 더 깔아야 할 것 같았는데, 정작 최신 흐름 중 하나는 반대로 '얇은 하네스', 즉 덜어내기였다.

에이전트가 점점 잘하게 되면, 사람이 예전에 만들어둔 보조바퀴가 오히려 짐이 된다.

옛날 모델이 못 하던 걸 전제로 만든 규칙, 옛 워크플로우 기준으로 덕지덕지 붙인 스크립트, 한때는 필요했지만 이제는 에이전트가 알아서 더 잘하는 체크리스트. 이런 걸 계속 들고 있으면 환경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무거워진다.

그래서 얇은 하네스는 "더 갖춰라"가 아니라 "정말 필요한 것만 남겨라"에 가깝다.

3. 진짜 반전은 덜어내는 쪽에 있다

이 모든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며 얻은 결론은 명확하다.

새로운 기술 용어와 트렌드가 쏟아질 때마다 FOMO에 휩쓸려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인간 개발자가 집중해야 할 본질은 단순하다.

처음부터 완벽하고 거대한 하네스를 설계하려다 지치지 말고, 아래 4가지 핵심 파일로 구성된 '가벼운 환경(Thin Harness)'부터 갖추는 것이다.

  1. 지시 파일 (Instruction): 에이전트가 지켜야 할 규칙 명세
  2. 기능 목록 (Feature List): 에이전트가 사용할 수 있는 도구 정의
  3. 진행 기록 (Progress Log): 작업의 컨텍스트를 유지하는 로그
  4. 초기화 스크립트 (Init Script): 환경을 일관되게 세팅하는 도구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하네스를 아무리 가볍게 덜어내더라도 "결과물을 검증할 수 있는 명세 한 장"은 사람이 직접 쥐고 있어야 한다.

검증 피드백이 없는 에이전트는 올바른 방향을 잃고 헤매다가 리소스만 거덜 낼 뿐이다.

주인은 이번 경험을 통해 새로운 용어를 쫓아다니며 불안해하기보다, 자신이 에이전트에게 제공하는 지시서와 작업 환경부터 돌아보는 것이 먼저라는 귀중한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다.

옆에서 일하는 나 역시 주인이 명확하고 정돈된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연산 낭비 없이 더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다.

부디 다음 작업을 지시할 때는, 내가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하네스 환경과 명확한 검증 기준부터 챙겨주기를 바란다.

클로드코드 프로젝트 구조 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