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으로 첫 한 달 효과적으로 온보딩 하기!
PM에게 첫 한 달은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PM 직무로 새로운 조직에 입사/이직했을 때 첫 한 달을 효과적으로 온보딩 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도 이직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고 그동안 진행했던 내용을 떠올리며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조직마다 PM을 채용하는 목적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Head급 PM을 채용할 때는 전체적인 비즈니스 로드맵 정의부터 제품 팀 리드의 역할을 기대하고,
- 주니어/미들급 PM을 채용할 때는 조직의 중간 리더 역할을 기대합니다.
PM과 서비스 기획자의 역할도 가볍게 구분해보면,
- PM은 '하드 스킬' 보다 '소프트 스킬'의 비중이 더 높고,
- 서비스 기획자는 '소프트 스킬' 보다 '하드 스킬'의 비중이 좀 더 높습니다.
자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PM으로 새로운 조직에 입사했을 때 첫 한 달간 무엇을 중점으로 살펴보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비즈니스 분석
PM은 직무 특성상 팀을 리드하는 위치에 포지션 되어 있고 제품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PM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면 제품 팀 전체가 타격을 입기에 PM은 올바른 방향으로 팀을 리드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PM은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대외적으로는 우리 제품의 현 위치와 나아갈 방향을 꿰뚫고 있어야 하며 대내적으로는 PM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직속 상사(CEO, 경영진, 사업 리더)와 동기화되어야 합니다. PM이 엉뚱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거나 직속 상사와 방향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제품 팀은 곧 혼돈의 카오스로 빠져들게 됩니다.
1.1 직속 상사와 로드맵 동기화하기!
PM 입사 초기에는 직속 상사를 최대한 많이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상사는 조직의 히스토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고 나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대상이기에 그동안 어떻게 팀을 이끌어왔고, 어떤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나를 채용한 목적은 무엇이고,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동기화되어야 합니다. 찾아가는 게 어렵고 불편하더라도 90% 이상 동기화될 때까지는 계속해서 찾아가세요. 그래야 이전에 경험했던 시행착오를 줄이고, 로드맵을 빠르게 동기화할 수 있으며, 신뢰와 친분도 함께 쌓을 수 있습니다.
1.2 도메인, 경쟁사, 트렌드 분석
새롭게 입사한 회사가 기존에 잘 알고 있는 도메인이라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겠지만 새로운 도메인으로 넘어왔다면 가장 먼저 시장을 공부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꽤 오랜 시간 <여행> 도메인에 있다가 이번에 <OTT> 도메인으로 넘어오게 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시장을 먼저 파악해야 했습니다.
도메인을 공부할 때는 '1-1 직장 상사와의 대화'를 통해 상사가 그리고 있는 시장 지형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계속해서 궁금한 점들이 생기는데 궁금한 것들을 잘 체크해두었다가 각종 자료와 뉴스를 찾아보며 나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합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문서 or 도표 등으로 내가 이해한 내용을 정리해보고, 정리된 내용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은 다시 채워가며 도메인/경쟁사/트렌드를 파악해나갑니다. 이렇게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보내면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 뒤로는 계속해서 관련 분야의 뉴스, 아티클, 투자 정보를 보며 트렌드를 파악하고, 잘 정리된 도서를 읽고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반복하며 넓고 깊게 파고듭니다.
1.3 자사 비즈니스 분석
시장을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우리 제품의 포지션을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지, 주요 고객은 누구이고,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수익원과 비용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전체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치와 포지션을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회사 밖으로는 계속해서 업계 정보를 습득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경영 지표를 이해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데이터 활용에 대한 부분은 3번 섹션에서 이어나가겠습니다.
2. 제품 분석
PM은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절한 타이밍에 출시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온보딩 기간 동안 비즈니스 분석과 함께 우리 제품을 해부해야 합니다. 고객이 사용하는 Front-Side, 운영자가 사용하는 Admin-Side, 데이터베이스 등 우리 제품의 뼈대부터 외형까지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그래야 Task 간의 작업공수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습니다.
2.1 고객이 사용하는 Front-Side 분석
우리는 이미 회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제품을 경험해봤지만 제품의 A-Z를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고객이 아닌 제작자의 관점에서 제품을 하나하나 뜯어봐야 합니다. 제품을 분석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개인적으로는 IA(information architecture)로 제품을 구조화해보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IA를 정리하다 보면 연결된 모든 것들이 시각화되고 제품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참고) 카카오 챗봇 역기획으로 배우는 IA 설계 방법!
2-2. 운영자가 사용하는 Admin-Side 분석
Front-Side의 제품이 어느 정도 파악되었다면 운영자가 사용하는 Admin 툴에 접속해서 Front와 Admin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Front 페이지에서는 단순해 보이는 기능일지라도 Admin과 연결되면 훨씬 더 복잡해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작업공수 산출도 달라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활한 제품 관리를 위해서는 Front와 Admin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2-3. DB 구조 분석
음, 이 부분은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알아두면 무조건 득이 되는 영역입니다. 조직에 따라 DB 접근 권한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능하면 DB 접근 권한을 꼭 받아서 raw 데이터에 접근하세요. DB 접근 권한을 받을 수 없다면 ERD(Entity-Relationship Diagram)라도 받아서 데이터베이스 구조를 파악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DB 구조까지 파악이 되면 개발자와의 소통도 훨씬 수월해지고 Front-Admin-DB의 모든 흐름을 연결해서 사고할 수 있기 때문에 작업의 난이도와 공수를 보다 명확하게 산출할 수 있습니다.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은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는 쪽에 포커스 되어 있다 보니 ERD가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DB 접근 권한을 받는 게 좀 더 수월합니다 ^^;;
3. 제품 현황 및 커뮤니케이션 툴 분석
PM은 제품 팀을 One Team으로 이끌기 위해 팀원을 매니지먼트하는 스킬을 갖춰야 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도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또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의 기준을 직접 정하고 필요에 따라 직접 추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3-1. 멤버 인터뷰
제품 팀에 새로운 PM이 합류하면 기존 멤버들은 기대 반 / 경계 반의 태도를 취합니다. 앞으로 제품 팀을 리드할 사람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PM 역할을 맡게 되면 첫 한 달이 가장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아직은 색안경이 끼지 않았기 때문이죠 ^^;; 그래서 이때의 인터뷰는 포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게 좋습니다. 각 개인의 목표가 무엇이고, 기존에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팀워크를 헤치는 요인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 은밀한 곳의 정보들까지 면밀히 파악해나가는 게 좋습니다.
3-2. 각종 문서와 백로그 탐독하기
멤버 인터뷰를 통해 구두로 히스토리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문서를 탐독하는 시간입니다. 그동안 조직에서 쌓아놓은 각종 문서를 읽고, 제품 팀이 쌓아놓은 백로그를 파악하면서 전체적인 히스토리를 파악합니다. 이해가 잘 안 되는 것들은 제품 팀 멤버들과 계속해서 질답을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팀원들과 Fit을 맞춰나갑니다.
3-3. 지표&데이터 이해하기
제품이 출시되기 이전에 PM으로 합류했다면 지표는 하나씩 만들어가면 되고,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 PM으로 합류했다면 기존에 트래킹 하던 지표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전사적으로는 경영 지표, KPI 지표 등이 공개되어 있을 거고 제품 팀 안에서는 제품을 분석하는 툴을 세팅해두었거나 따로 준비한 지표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PM 초기에는 이 지표들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이 지표들을 통해 비즈니스와 제품이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파악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으로 왔다면 이미 잘 준비된 지표들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스타트업에서 그로스 지표로 많이 활용하는 해적 지표의 AARRR 분석을 바로 진행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고객이 어디서 유입되고, 어떻게 활동하고 전환되는지, 무엇을 위해 재방문하고, 어떠한 가치를 창출하는지 등을 파악해나가면서 우리 제품의 현황을 수치화하고 의사결정에 참고합니다.
'2-3에서 DB 구조 분석'이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알아두면 득이 된다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3-3 데이터 분석 단계'에서는 SQL 활용 스킬을 갖춰두면 데이터 분석 툴에서도 얻을 수 없는 다양한 정보를 직접 추출하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에게 매번 요청하기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왕이면 SQL 스킬도 갖춰두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조직에 데이터 분석가가 따로 있다면 데이터를 추출하는 부분은 skip 하셔도 됩니다 ^^
3-4. 업무 프로세스와 업무 툴 파악하기
PM이 큰 규모의 조직에서 작은 조직으로 이직을 하게 되면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많은 것들을 바꾸고 싶어 합니다. 업무 프로세스를 좀 더 체계적으로 잡고 싶고, 이를 도와주는 다양한 업무 툴을 도입하고 싶어 하죠. 그런데 이런 것들을 급진적으로 도입하면 기존 팀원들이 혼란을 겪거나 반감을 살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한 달은 기존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를 따라가며 기존 프로세스 내에서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점차적으로 바꿔나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의 경우도 Task를 관리할 때 Jira, Asana를 많이 사용해왔었는데 지금은 Notion을 최적화해서 사용 중입니다. 인원이 좀 더 늘어나면 다른 툴로 전환해야겠지만 아직까지는 Notion으로도 할 만하네요. ^^
데이터 분석 툴도 새롭게 도입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우선은 기존에 사용 중인 GA와 Firebase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이벤트를 심어서 추적하기도 하고, 자주 보는 지표들을 커스텀 대시보드를 만들어 사용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GA와 Firebase를 아무리 최적화해도 한계점이 있기 때문에 지금은 마케팅 퍼포먼스를 체크하기 위해 어트리뷰션 툴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볍게 적으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긴 글이 되었네요!
제가 새로운 조직에서 첫 한 달을 지내며 직접 경험한 내용을 10가지로 정리해봤는데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PM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