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이 당신만의 실패처럼 느껴진다면 – 스타트업 CEO에게 🚨
For product makers: 오늘의 한 문장 #42

스타트업 CEO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내가 왜 이걸 시작했을까?라는 생각에 빠져본 적이 있을겁니다.
팀은 흔들리고, 매출은 바닥을 치고, 스스로도 내가 이 자리에 맞는 사람인가 싶을 때가 있죠.
책 《하드씽》에서 묘사하는 ‘악전고투’는 바로 이러한 순간들입니다.
악전고투는 애초에 왜 회사를 세웠는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왜 그만두지 않는지 묻는데 당신은 그 답을 모르는 상황이다. 직원들이 당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신 역시 직원들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입맛을 잃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당신 스스로 회사의 CEO로 적절한지 의심이 드는 상황이다. 당신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만 다른 사람으로 대체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아는 상황이다. 모두가 당신을 바보로 생각하지만 아무도 당신을 물러나게 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자기의심이 자기혐오로 변하는 상황이다.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온통 악전고투 생각뿐이라 상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 그 고통이 멈추길 원하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불행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휴가를 떠나지만 기분이 더 엉망이 되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상황이다. 악전고투는 자비가 없다. 악전고투는 깨진 약속과 무너진 꿈의 땅이다. 악전고투는 식은땀이다. 악전고투는 속이 끓어올라 피를 토할 것 같은 상황이다.
경기불황, 스타트업의 구조조정이 일상이 된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회사의 결정으로 상처받은 직원들만큼이나 CEO 자신도 크게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배 창업자들이 쉽게 말해주지 않는 창업의 현실》에서 스푼라디오 최혁재 대표의 인터뷰가 유독 인상 깊었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던 스푼라디오는 클럽하우스의 등장과 투자 실패, 지표 악화로 유저당 수익보다 CAC가 높아지는 전환점을 맞았고, 결국 마케팅 비용을 75% 절감하고,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오랜 동료들을 떠나보내며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다는 그의 고백은, 앞서 하드씽에서 말하는 '악전고투'의 순간이 얼마나 고독하고 벼랑 끝에 가까운지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악전고투는 실패를 유발한다. 특히 당신이 허약할 때 그러하다. 당신이 허약할 때면 늘 그러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충분히 강인하지 못하다.
그렇다면 이런 악전고투의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슬프게도 뾰족한 해법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에게 힘이 됐던 몇 가지 방법을 전합니다.
1)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라. 아무도 당신만큼 아프게 느끼진 않지만, 부담은 나눌 수 있다
2) 염병할 체스판에는 언제든 수가 있다. 절망적인 상황처럼 보여도 다음 수는 반드시 존재한다.
3) 최대한 오래 버텨라. 기술 산업에서는 하룻밤 사이에도 상황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4) 개인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한다. 자기혐오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5) 어른과 아이의 차이는 ‘역경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위대해지고 싶다면 역경을 도전 과제로 받아들여라. 그럴 준비가 안 됐다면, 애초에 회사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당신의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외부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냉정하게 숫자만 볼 뿐이고, 이사회는 책임을 묻기에 바쁘며, 심지어 가족조차 당신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신의 에너지를 자기 연민이나 불행을 분석하는 데 쓰지 말고, 모든 시간을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데 투자하세요.
CEO는 정답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수를 찾아내는 사람의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