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을 잃다.

25년 3주차의 생각

정체성을 잃다.

새벽 2시 30분 잠에서 깼다.

다시 자려고 눈을 감았지만 여러 생각에 좀처럼 잠이 들지 않는다. 이럴땐 머리 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뒤엉키는걸 알기에 노트 한 장에 생각을 정리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쓴다.

2025년 루틴 중 하나를 '매주 글쓰기'로 정했다.

이제 3주차인데 벌써부터 글쓰기가 어렵다. 잠에서 깬 주요 이유중 하나이기도 하다. 글을 꽤 오랜시간 써왔음에도, 지난 주에도 분명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음에도 어떤 글을 써야할 지 혼란스럽다. 어떤 소재는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고, 어떤 소재는 구독자가 전혀 관심없을 주제이기 때문이다.

여러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던 중 현재 구독중인 뉴스레터 중 오픈율이 높은 뉴스레터를 떠올려봤다.

  • 경제뉴스: 뉴닉, 데일리바이트
  • 지식관리: Tiago Forte, Nick Milo
  • 도서요약: Alex & Books
  • AI 정보: Daily Prompt

이외에도 10여개의 뉴스레터를 구독중이지만 오픈율이 높지는 않다. 아마도 위의 채널들이 지금 나의 관심사를 반영한다고 생각된다.

이 생각이 정리되니 지금 내가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알아챘다.

"정체성을 잃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며 나의 주요 관심사는 PM/기획자, IT 영역이었다. 그 동안 글, 영상 등의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분야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글의 아이디어만 정하면 됐다.

그런데 지금은 위의 정체성에 혼란이 생겼다. 회사에서의 역할 변화도 관련이 있고, 개인 삶에서의 주요 관심사가 달라지기도 했다.

그래서 글쓰기가 어려워졌다.

잠시 글쓰기를 쉬어볼까도 고민했지만 매주 뭐라도 쓰기로 결심했으니 일단은 계속 나아가 보려고 한다.

이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쓰다보면 다시 또 나만의 방향을 찾아갈 것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노트에서 '방향'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고 찾은 불안, 회복탄력성에 관한 글이다.

'불안'도 재능이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다. (하와이 대저택)

불안감을 관리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힘이 분명히 있고, 그걸 가질 수 있으며, 그걸 발휘할 수도 있다. 그게 바로 회복 탄력성이다.

회복 탄력성은 시련을 어느 정도 익숙한 것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는 것과 동시에 다시 회복하도록 만들어 주는 능력이다. “아, 새로운 사업 이거 괜히 시작한 거 아니야? 우리 아이는 왜 내 마음을 몰라주나? 저 사람은 대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저렇게 말하는 거지?” 하루에도 몇 번이고 경험하게 되는 이런 종류의 어려움과 실망, 분노를 당신은 날마다 이겨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복 탄력성이 필요하다.
페이스북 CEO 셰릴 샌드버그는 버클리대 졸업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상실과 역경은 피할 수 없다. 성취가 아니라, 어떻게 극복했는가가 당신이라는 사람을 규정할 것이다.

살면서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 불안 요소들을 피하거나 제거할 수는 없다. 절대로 제거할 수 없다. 그런데 이 회복 탄력성은 키울 수가 있다.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들을 당신이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회복 탄력성이 매일매일 조금씩 강해지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특정한 상황에서 항상 불안을 크게 느낀다면, 자신이 그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싶은지 그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려야 한다. 불안을 유발하는 그 상황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맞이하는 나를 당신 머릿속에서 이미지로 만드는 것이다.

테니스를 처음 치는 사람은 서브를 받아칠 때 네트를 넘기지 못하고 계속 걸린다. 처음에는 이렇게 원하지 않는 결과가 반복된다. 원래 그렇다. 공을 아무리 저 네트 너머로 넘기고 싶어도 잘 넘어가지 않는다. 그때 감독이 나타나 라켓을 잡는 위치, 공을 바라보는 시선을 잡아준다. 교정 후 이제 공은 네트 위를 넘어갔지만, 이번엔 또 너무 높아 하늘 위로 날아간다. 그리고 다시 자세를 고친다. 시간이 지나간다. 몇 주 혹은 몇 달, 몇 년. 이제 라켓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또 공은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쳐야 하는지 당신은 이해했다.

불안을 관리하는 방법도 똑같다. 내가 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 과정에서 도대체 뭐가 무섭길래 지금 이렇게 불안한가? 이걸 정확히 알아야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당신의 대응을 내보낼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질렀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런 기록으로 인해 나쁜 불안을 소환한 다음 자신이 미숙하다는 증거로 활용한다. 그리고 그렇게 실제로 스스로 미숙한 사람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

그러나 하루가 끝나갈 때 실수했던 그 순간을 통해 새롭게 얻은 교훈이나 통찰, 이걸 의식적으로 생각해보라. 단 한 번이라도 그렇게 해보라. 새로운 인생을 만드는 것은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늘 불안했던 그 상황을 설레는 상황으로 바꿔야 한다.
원하는 것을 갖고자 한다면, 그렇게 성공이라는 걸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어떻게? 지금부터 그냥 시작하면 된다. 작은 것부터. 하찮고 남들이 보면 비웃을 만한 바로 그것들 시작해 보라. 불안을 활용하고 싶다면, 불안을 고의적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불안과 친해져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