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도 하나의 콘텐츠일 뿐이다.
책을 무작정 많이 읽는다고해서 내 삶에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나에게 맞는 좋은 책을 선별하는게 가장 먼저이다.
《10억짜리 독서법》에 나오는 저자의 경험담이다.
1년간 하루 15시간 이상씩, 잠자고 씻는 시간 이외의 모든 시간을 독서에만 투입했습니다. 그 당시 제 미래의 성공에 대해서 그 어떤 의심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2~3년, 길게는 5년, 10년만 지속한다면 베스트셀러를 몇 권이든 뚝딱뚝딱 써내고, 현자들처럼 지혜의 말들을 쏟아낼 것이라 자신했습니다.
그때 선배 한 분이 가장 좋았던 책 한 권을 추천해줄 수 있냐고 물어보셨고, 그 책은 어떤 내용의 책이냐고 제게 질문하셨습니다. 매우 간단하고 자연스러운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제가 분명 그 책이 좋았다고 말했는데, 막상 왜 좋은지 설명하려니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겁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제 머릿속에 남은 건 책을 읽을 때 느꼈던 깨달음의 기쁨뿐이란 것을요. 느낌만 남아 있었지 정작 본질인 책 속의 지식은 이미 머릿속에서 훨훨 날아가 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나도 경험했고 우리 모두가 경험했던 이야기이다. 분명 책은 읽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기억은 휘발되어 사라진다. 우리가 기억나는 건 그 책을 읽었다는 사실 뿐.
어차피 잊혀질 기억이라면 스트레스 받아가며 억지로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넷플릭스 보면서 유희적 즐거움을 얻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애써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책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책을 통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책을 읽을때 효과적인 방법이 분명 있다고 이야기한다.
책 선정에 실패하면 독서는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즈니스에 관한 지식을 얻길 원하면서 추리소설을 읽고 있어선 안 되는 것이죠. 물론 그렇게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분야 사이에서도 분명 쓸모 있는 지혜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공부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축구 실력을 높이기 위해 농구 연습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무언가 간접적으로는 얻는 게 있겠지만 그 시간에 축구 연습을 하는 게 더 나은 길입니다.
가장 먼저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골라야 합니다. 관심사에 맞는 책은 호기심을 가지고 알아가며 성장하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그런 성장의 즐거움이 있어야 독서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책의 난이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운동을 하든, 학습을 하든 효과적으로 훈련하려면 난이도 설정이 제대로 되어야 합니다. 너무 쉬운 과제는 무료함을 느끼게 합니다. 성취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반대로 너무 어려운 과제는 우리에게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이 경우에도 당연히 성취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피하고 싶은 불편한 마음만 더 커집니다. 작은 성공의 경험을 지속할 수 있는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가 중요합니다.
저는 한두 페이지 읽어보고 제 이해력이 조금이라도 따라가지 못하는 책이라면 바로 내려놓습니다. 독서의 효과를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제가 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그 내용 속에 있는 깨달음입니다. 문장 해독 능력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문장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책이라면 일단 내려놓습니다. 그 책을 완전히 포기해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직 제 수준이 그 책을 읽을 정도가 되지 않았기에 나중에 다시 읽겠다는 선택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책을 선별하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목적에 맞는 책을 선정하려는 태도를 계속 유지하는 겁니다. 내 독서 목표에 맞는 책을 찾아야 책을 집필한 저자의 목적과 책을 읽는 독자의 목적이 딱 일치하게 되면서 독서의 능률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나의 경험도 저자의 생각과 비슷하다. 지금 이 글을 쓰게 된 과정도 책의 핵심을 잘 요약하는 방법을 찾고싶었고, 관심을 끄는 책 8권을 가볍게 선택한 다음에 내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4권을 선별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책을 선택한 것도 아니고, 저자가 유명해서 선택한 것도 아니다. 오로지 나의 관심사에 따라 책을 고르고 선택한다. 이렇게 고른 책들 중에서 가끔씩 숨은 보석과 같은 책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4명의 저자 모두 책 선택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본깨적》에서는 책을 읽기 전에 나에게 정말 필요한 책인지 점수화 해보는 Before Reading 리스트를 제공한다. 아무리 유명한 책이더라도 나의 관심사에 따라 '무독' 대상이 될 수 있고, 유명하지 않은 책도 '열독' 대상이 될 수 있다.
- 무독 - 지금 당장 급하지 않은 책
- 발췌독 - 부분적으로 필요한 것만 읽는 책
- 열독 - 꼭 필요한 책(직업과 밀접한 책)
- 심독 - 패러다임을 바꿔줄 책
책은 나의 필요에 의해 내 기준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어떤 책을 읽을 지 고민될 때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 베스트셀러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좋지만 나랑 잘 안맞는다고 생각되면 빠르게 하차하는게 좋다.
우리가 넷플릭스를 볼 때도 주변 추천으로 시작해서 끝까지 보게되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 하차하는 경우도 있다. 중간에 하차하는 이유는 내 취향이랑 안 맞는다는걸 직감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책은 끝까지 안보게되면 스스로를 자책하게된다. 책도 하나의 콘텐츠일 뿐이다. 나랑 안맞는다면 과감히 덮어도 좋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책을 읽고 기록하는 방법 관련 책 4권 읽고... 시리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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