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3주 차) 회고를 밀려버렸다.

매일의 노트를 모아 주차별 회고 기록을 작성합니다.

(23년 13주 차) 회고를 밀려버렸다.


23년부터 주차별 회고기록을 시작하며 빼먹지 않고 작성해 왔는데 이번주는 밀려버릴 위기에 봉착했다.

회고 기록을 시작하며 누가 시킨 건 아니었지만 나 혼자 세운 규칙이 있었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들을 금주 내에 작성하는 게 원칙이었는데 이 글은 결국 일요일 자정이 넘어 월요일에 발행하면서 스스로의 규칙을 어기게 되었다.

누군가와 약속한 것도 아니고 혼자만의 글쓰기라 하루 늦게 발행된다고 해도 사실 큰 일은 아니지만 3개월을 꾸준히 잘해왔던 터라 웬만하면 지키고 싶었다. 그런데 결국은 기한을 초과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있었다. 이번주 회고는 그 과정의 기록이다.

회고 일정을 왜 초과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봤다.

나에게 글 쓰는 시간은 제한되어 있다. 주중에는 직장생활, 주말에는 대부분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 컴퓨터에 앉아서 글 쓰는 시간은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시간이다. 12주 차까지는 그래도 이 시간을 글쓰기에 적절히 사용해 왔는데 이번주에는 그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럼, 그 시간에 무얼 했는가?

이번주에는 ChatGPT로 이것저것 테스트해 보다 ChatGPT를 이용하면 간단한 개발 정도는 직접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푹 빠지게 됐다. 그래서 나에게 할당된 글쓰기 시간을 모두 여기에 사용해 버렸다.

그래도 의미는 있었다.

그동안 회사에서 해보고 싶었던 아이템들이 여러 개 있었는데 우선순위가 낮은 백로그 아이템들 중에서 소소한 것들을 직접 개발해서 서비스까지 적용해 볼 수 있었다. 총 4가지 아이템을 직접 개발했고 다음과 같다.

01. 아티클 스타일 변경

키노라이츠에는 다양한 아티클 콘텐츠를 제공한다. 그동안은 스티비 뉴스레터 툴을 이용해 UI를 구성하고 아티클을 발행해 왔는데 아무래도 뉴스레터 포맷에 최적화되어있다 보니 모바일 가독성이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모바일 가독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스타일을 재구성해 실제 서비스 적용까지 성공했다.

(좌) 스티비 스타일, (우)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스타일을 적용한 아티클 모음

02. 랜딩페이지 퍼블리싱

마케팅 팀에서 앱 설치 유도 목적으로 랜딩페이지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figma로 디자인까지 모두 준비되어 있었지만 현재 제품팀 모두가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시간을 빼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내가 직접 론칭까지는 할 수 없지만 퍼블리싱이라도 해두면 도움 될까 싶어서 figma 디자인 파일을 html과 css를 이용해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두었다. 중간에 앱 다운로드 버튼을 브라우저 사이즈에 따라 가변적으로 이동시키는데 살짝 애먹었지만 그래도 빠르게 완성할 수 있었다.

03. 인스타그램 스와이프 컨셉을 아티클 콘텐츠 속으로..!

마케팅 팀에서는 인스타그램 채널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아티클과 달리 인스타그램은 조금 더 가벼운 콘텐츠로 위트 있게 운영 중인데 이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에서만 소비되는 게 아쉬워서 키노라이츠 플랫폼 안으로 가져오고 싶었다.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해 보다 기존에 운영 중인 아티클 콘텐츠 안에 인스타그램 스와이프 기능을 함께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는 html, css, javascript를 이용해 동적 기능까지 구현해 보게 되었다. ChatGPT가 script도 기가 막히게 잘 만들어준다.

스와이프 기능까지는 적용하지 않았지만 화살표 버튼으로 이미지가 좌우로 이동할 수 있고, 텍스트도 함께 입력할 수 있다. 해당 샘플은 링크에서 볼 수 있다.

 

04. 마크다운 에디터

이제는 조금 더 욕심내서 마크다운 에디터를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html과 css를 잘 모르더라도 마크다운 형태로 텍스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디자인 스타일이 입혀져서 결과물이 나오게 만들고 싶었고 현재는 70% 정도까지 진행되었다.

아티클에 스타일을 입혀주는 마크다운 에디터

여기까지 개발해 보니 자연스럽게 마크다운 에디터에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고 싶어 졌는데, 이미 제공하는 오픈 소스 에디터도 많고 시간을 더 투자하자니 괜한 곳에 시간을 뺏길 것 같아서 심심할 때 조금씩 기능을 추가해 보는 것으로 ChatGPT 선생님과의 개발 시간은 멈추기로 했다.

그동안 간단한 개발 작업이더라도 내가 직접 개발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일주일 동안 여기까지 경험해 보니 복잡도가 낮은 개발은 충분히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아마도 올해는 이 친구랑 많은 걸 만들어보게 될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회고) 마감 일정이 다가오며 부채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번 한 주를 여기에 시간을 쓰다 보니 스스로 정한 마감 기한인 일요일 자정이 임박할수록 부채감과 압박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금요일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ChatGPT한테 지난주 메모들을 던져주고 요약해 달라고 할까? 자존심상 이렇게까지 하기는 싫었다.

토요일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고, 한 주 쉬면 어때! 다음 주에 2주 치 회고를 합쳐서 발행할까?

일요일 자정이 임박해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일단 자정이 되기 전에 발행해 두고 수정해서 마무리할까..?

이게 대체 뭐라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밀리면 밀리는 대로 써나가려고 한다 ^^;; 이번 회고는 기존 포맷과도 다르고 나만의 규칙도 하루 초과했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다음 회고는 2주간의 회사 이슈를 모아서 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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